책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소년의 성장, 상상의 힘, 느낀점

책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표지 사진

여러분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부모님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았나요? 아니면 이해 받지 못한 외롭고 추운 시절을 보냈나요? 전자라면 매우 기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그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많은 이들이 아이들이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 받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너무 먼 길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주인공 제제는 충분한 이해를 받지 못하고 순수한 상상력과 호기심이 학대로 돌아온 가슴 아픈 어린 시절을 보낸 이야기이다. 

1.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상처 속에서 피어난 소년의 성장

브라질 작가 조제 마우로 지 바스콘셀로스의 자전적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단순한 아동 성장소설을 넘어, 가난과 폭력, 상실과 우정 속에서 한 아이가 세상과 화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이야기다. 마음 아프게도 주인공 ‘제제’는 브라질의 가난한 마을에서 다섯 살의 나이에 너무 일찍 삶의 고단함을 알아버렸다. 그의 집은 가난하고, 가족은 사랑보다는 폭력과 막연한 짜증으로 그를 대한다. 제제는 그 속에서 점점 장난꾸러기 말썽쟁이로 불리게 되지만, 그의 내면은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자신만의 세계를 갖기 시작하며, 그 중심에 작은 라임 오렌지나무 ‘밍기뉴’ 가 있다. 제제에게 밍기뉴는 유일한 친구이자 자신의 마음을 터 놓고 대화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던 중 제제는 어린 자신에게 유일하게 사랑을 준 포르투가를 만나게 된다. 포루투가는 가족들 보다 더 제제를 온전한 사랑으로 보듬어준다. 어쩌면 가난하고 외로운 어린시절을 보낸 작가가 혼자 그렸던 아버지의 이상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생은 시련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듯 기차 사고로 포르투가는 세상을 떠나고, 제제는 충격에 병이나 앓아 눕는다. 이 사건은 어린 제제의 세계를 무너뜨렸고, 상실감으로 가득 채웠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사건은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가는 하나의 거대한 관문이라고 보여진다. 이 작품의 진정한 힘은 제제의 시선에 있다. 작가는 단순한 아동의 성장담이 아닌, 어른들의 세계에서 너무 일찍 상처받은 아이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제제는 결코 완벽하거나 순수한 아이상이 아니다. 오히려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감정을 지닌 존재로 묘사되며, 독자들은 그를 통해 아이들이 얼마나 복잡하고 깊이 있는 내면세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난 이 책은 삶의 가장 근원적인 치유 이야기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단순한 한 아이의 성장 소설이 아닌, 자신이 받은 상처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이해가 다시 새로운 사랑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2. 상처를 감싸는 상상의 힘

이 책을 더욱 다양한 시각에서 고차원적 시각으로 읽으려면 제제와 밍기뉴의 관계에 집중을 해야 한다. 물론 많은 독자들은 왜 하필 시각화된 대화가 불가능한 나무가 제제의 말 동무 대상인지에 의문을 갖는다. 정확히는 라임 오렌지 나무인 밍기뉴는 말도 하고, 웃고, 제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다. 현실에서는 누구도 제제의 감정을 제대로 듣거나 위로하지 않지만, 밍기뉴는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이 상상의 나무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심리적 피난처이며 정서적 자기 치유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조사해보면 상상의 친구를 ‘자기 내면의 분화된 한 부분’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정서적으로 고립되거나 상처받은 아이들은 현실에서 얻지 못한 이해와 애정을 상상 속 존재에게 투사한다. 처음 독서할 땐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잘못 판단하는 독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감정을 표현하고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기제이다. 특히 심리적으로, 심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들에게는 생존 본능에 의한 상상이라는 사실을 짐작 할 수 있다. 잘 생각해보면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가진 어린 시절에 상상력으로 어떠한 존재를 만들어낸 경험은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나는 같은 원리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사고를 다시 빌려볼 순 없겠지만, 상상의 친구는 때로 현실보다 더 진실하게 아이를 지키는 존재라는 사실은 여전했다. 제제는 이렇게 상처 속에서 스스로를 감싸 안는 법을 배워간 것입니다.

3. 느낀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특징이 무엇인 줄 아는가? 어린 친구들이 이 책을 읽으면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부러워 하거나,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거나. 하지만 어른들이 이 책을 읽으면 하나같이 눈물을 참을 수 없어 한다. 나도 그랬다. 나는 어른이 이 책을 읽고 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느꼈던 상처, 부모에게 말 못 했던 감정, 누군가의 따뜻함을 갈구하던 순간이 제제를 통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제제를 안타까워하는 감정은 결국 잊고 있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눈물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어느 시절의 제제’였고, 그 시절 위로받지 못한 마음을 이 책이 대신 꺼내기 때문에 눈물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어린시절의 감정을 이제야 언어로 인식하며, 자신도 몰랐던 눈물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는 인간적인 감정으로 가지고 있기에 상처 받은 존재에 대한 감정이입을 한 것이고, 지켜주지 못하는 무력감이 슬픔으로 다가온 것 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난 나도 분명 어린 시절 순수함을 갖고 있었을 텐데 과연 어떤 상처를 받았길래 그것들을 전부 잃게 되었는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눈물이 올라온다. 이 책을 전 세계의 모든 부모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상식을 벗어난 자신만의 언어와 생각을 가진 존재들 이기에 더더욱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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