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삶의 형태를 추구하는가? 당연히 개인마다 다양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개인마다 인생에서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 타인의 기준과 사회의 속도에 휩쓸린 삶을 경계한 인물이 2년 2개월 간 숲 속에서 자급자족 하며 그 곳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소비 사회의 허상,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삶’의 가능성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그 경험을 다룬 책 <월든>이 있다.
1. 자연 속에서 찾은 진짜 삶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19세기 미국 문학의 대표작으로, 작가가 실제로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인근 월든 호숫가에서 약 2년 2개월 동안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소로는 문명과 사회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고, 인간이 자연과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실험했다. 이 책은 단순한 자연 일기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방식에 대해 깊이 성찰한 철학적 성격을 띄고 있다. 이 책은 그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으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소비 사회의 허상,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삶’의 가능성을 깊이 있게 다룬다. 소로는 당시 산업화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던 미국 사회를 비판하며, 인간이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물질이 아닌 정신의 풍요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로는 월든 호숫가에서 살아가는 동안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세심하게 관찰했다. 계절의 변화, 동물의 습성, 숲의 소리들은 그에게 자연이 지닌 고요한 질서이자 진리였다. 그는 자연을 단순히 미화하지 않고, 삶의 근본적 교사로 삼는다. 자연 속에서의 삶은 고립이 아닌 깨어 있는 자각의 시간이었다. 조금 더 분석적인 독서를 해보자.<월든>은 단순한 은둔을 그린 작품이 아니라, 실천적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물질 만능주의, 불필요한 노동, 사회적 관습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 소로는 '덜 소유하고, 더 존재하는 삶’을 실천했다. 특히 “나는 삶을 깊이 있게 살고 싶었다. 삶의 본질 만을 추려내어 그것이 아닌 것은 모두 내쳐버리고 싶었다.”는 말은 이 책의 정신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더 나아가 <월든> 은 당시 트랜센덴털리즘(초월주의)의 사상과도 연결된다. 이는 인간의 직관과 자연 속 신성함을 중시하는 철학으로, 소로는 이 사상의 대표적 실천가이다. 따라서 『월든』은 문학, 철학, 생태, 시민불복종 사상의 교차점에 놓인 작품이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점들에서 소로는 월든을 통해 "지금 이 순간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2. 초월 주의 사상
<월든>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로가 숲속으로 들어간 원인부터 알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로의 사고 체계의 기반이 된 초월 주의 사상을 알아보자. 초월 주의는 급격한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었던 19세기 미국에서 등장한 사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초월 주의의 특징은 인간 내면의 직관과 영성, 그리고 자연과의 일체감을 강조하며, 기존 제도나 종교, 물질 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모습이다. 초월 주의자들은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우주의 질서와 인간의 본성을 비추는 거울로 보았다. 그래서 <월든>에서 소로는 호숫가에서 자연과 함께 살면서, 숲의 정적, 계절의 변화, 동물의 움직임 속에서 삶의 본질을 발견하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초월 주의는 주변의 목소리보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소로는 이 사상에 따라 사회의 규범, 경제적 성공, 제도적 종교로부터 거리를 두고 자기 내면의 진실에 충실하기 위해 숲으로 간 것을 알 수 있다. 소로는 스스로 외로운 여정이 아닌 참된 자아로 돌아가는 시간으로 받아드렸기에 2년 2개월을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월든> 뿐만이 아니라 초월 주의자들의 작품을 본다면 자연을 신성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지 수많은 지적 갈등을 만드는 사상이지만, 소로는 초월 주의를 단지 사상이나 철학에 그치지 않고, 삶의 방식으로 구현해냈다. <월든>이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의 인생 도서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3. 느낀점
나는 서울이라는 큰 기계 장치 속의 하나의 톱니바퀴로 살아가고 있다. 그저 더 큰 돈, 더 높은 지위, 더 좋은 학벌을 위해 지금도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그래서 <월든>을 읽고 나에게 “당신은 지금 깨어 있는가?”라는 소로의 질문을 받고 부끄러웠다. 단편적이지만 가장 솔직한 감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같이 살아가고 있을 텐데 그들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매우 궁금하다. <월든>은 나를 인간과 자연, 자아와 사회의 관계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해주었다. 10대 때 읽었을 땐 단순한 사상서로 받아드렸지만, 20대인 지금은 한 인간의 실천 기록으로 받아드려 진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절실히 느꼈다. ‘자유’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임을 알게 되었다. <월든>은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한 인간의 진심 어린 대답이다. 소로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일 것이다. "단순하게 살아라. 그리고 매 순간 깨어 있어라." 내가 의지하지 않은 방향으로 지금도 달려가는 현대인, 아니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모른 채 여전히 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월든> 은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작가처럼 숲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우리 각자의 ‘내면의 월든’을 찾아가는 여정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