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더의 본질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 교세라 창업자이자, 파산 직전의 일본항공(JAL)을 재건한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왜 리더가} 는 그가 직접 리더십을 체험하며 쌓아온 실천 철학과 인간적인 통찰을 집약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경영 지침서가 아니라,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반드시 고민해야 할 ‘인간됨’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줄거리 혹은 구성의 틀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내용은 깊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리더로서 갖춰야 할 정신자세와 구체적인 실행 방식, 위기 상황에서의 판단 기준 등을 서술한다. 중심 축은 ‘인격’이다. 이나모리는 “리더는 능력보다도 먼저, 도덕성과 인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단순한 이상론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을 위기에서 구한 경험을 통해 입증한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리더가 가져야 할 핵심 가치로 ‘고결한 마음’, ‘헌신적인 자세’, ‘순수한 동기’를 제시한다. 특히 “왜 내가 리더가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명예나 권력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리더십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이나모리 특유의 ‘인간 중심 경영’ 철학이 반영된 부분이다.중반부에서는 위기 속 리더의 역할에 집중한다. 그가 JAL의 회생을 맡으며 내린 결단과 그 과정에서 보여준 ‘엄격하지만 따뜻한 리더십’은, 숫자만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회사를 다시 세운 사례로 제시된다. 그는 리더가 솔선수범하며 조직 문화를 ‘이기심에서 공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반부는 후계자 양성과 리더십의 전수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좋은 리더는 ‘자신이 사라져도 조직이 지속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나누고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메시지다. 자세히 보았을 때, {왜 리더가} 는 기존의 카리스마적 리더상과는 거리를 둔다. 이나모리는 리더십을 특정한 성격이나 능력보다는, 매일의 태도와 자기 수양,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 점에서 그는 공자나 플라톤의 리더론과도 맞닿아 있다. 리더십을 기술이 아닌 인격의 확장으로 본 그의 관점은, 오늘날처럼 신뢰가 부족한 시대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2. 사람을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리더십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종종 복잡한 전략이나 화려한 말솜씨 같은 걸 떠올린다.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런 외형적인 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묻는다. ‘리더는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위해 앞에 서는가?’ 그의 책 {왜 리더인가} 는 그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는 말한다. 리더십은 기술이 아니라, 결국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그가 말하는 리더의 조건은 의외로 단순하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결코 가볍진 않다. 첫 번째는 동기다. 왜 이 자리에 서 있느냐는 질문에, 명예나 권력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동기가 순수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다 알아차린다. 진심은 감춰지지 않는다. 두 번째는 인격이다. 이나모리는 리더가 되기 전에,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직하게 말하고, 성실하게 행동하고, 남을 앞세울 줄 아는 태도. 그런 것들이 결국 리더의 무게를 만든다고 그는 말한다. 요즘처럼 ‘성과’에만 집중하는 시대엔 조금 촌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런 리더 밑에서 일해본 사람은 안다. 결국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은, 인간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다음은 솔선수범이다. 이나모리는 위기 상황에서 늘 먼저 움직였다. 고위직일수록 더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다. 구성원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스스로 바뀌었다. 강요 없이, 자연스럽게. 그게 진짜 영향력 아닐까. 네 번째는 책임감이다. 일이 잘못됐을 때 변명부터 하는 리더는 신뢰를 잃는다. 그는 말한다. “리더는 항상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는다”고. 그런 자세는 조직 전체를 안정시킨다. 책임지는 사람 하나가 버티고 있으면, 나머지 모두가 안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나모리는 ‘공익’을 기준으로 판단하라고 말한다. 단기 성과나 개인의 유불리를 넘어, 조직과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멀리 보고, 넓게 보는 시야. 그는 그걸 진짜 리더의 눈이라고 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좋은 리더는, 먼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 따뜻하지만 물러지지 않고, 냉철하지만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이 앞에 있을 때,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따라간다. 리더십은 기술이 아니라 성품이라는 말, 어쩌면 당연하지만 그래서 더 잊기 쉬운 진실이다.
3. 사람이 되자
{왜 리더인가} 는 리더십에 관한 흔한 성공법칙이나 경영 전략서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그는 리더가 앞에 선다는 것의 진짜 무게를 이야기하기 때문인 것 같다. 단순한 기술이나 화려한 말보다, 결국 사람으로서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에서 이나모리는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다섯 가지 조건을 꼽는다. 보기 쉽게 간단히 하면 순수한 동기, 고결한 인격, 솔선수범, 강한 책임감, 그리고 공익을 우선하는 판단력이다. 이 조건들은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공감 할 것이다. 추상적이고 어렵다. 특히 동기의 순수함과 책임을 지는 태도는 많은 리더가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다. 가장 인상 깊은 점은, 그가 리더십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존중으로 본다는 것이다. 신뢰는 인간관계 그 어느 부분에서도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신뢰가 깨지면 그 관계에 미래는 없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하고, 자신의 이익이 아닌 조직 전체의 행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지금 시대에도 크게 울림을 준다. 실제로 일본항공 위기 상황에서 그는 직접 몸으로 솔선수범하며 조직을 이끌었다. 이 책은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든다. 단순한 직책이나 권위가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힘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래서 결국 좋은 리더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경영자나 조직의 리더뿐 아니라, 사람을 이끄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은 본질적인 질문과 답을 던진다.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이라면 반드시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