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실은 선택
바딤 젤란드의 {리얼리티 트랜서핑} 은 기존의 자기계발서나 성공학 책들과는 결이 다르다. 겉보기엔 '마음가짐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익숙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책이 가진 독특한 세계관은 훨씬 더 깊고, 어쩌면 낯설기까지 하다. 젤란드는 물리학과 양자론을 기반으로 한 ‘다중 현실’ 이론을 통해, 현실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무한한 TV 채널 중 하나를 고르듯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의 현실을 고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은 ‘펜듈럼’과 ‘균형력’이라고 생각한다. 펜듈럼은 에너지를 흡수하며 계속해서 자신을 유지하려는 일종의 집단 에너지 구조다. 예를 들어, 조직, 국가, 이념, 혹은 대중문화 같은 것들이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 펜듈럼에 휘말려, 원래의 의도나 진심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려 간다. 젤란드는 이 펜듈럼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의식적인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감정적으로 휘둘리는 순간, 현실은 더 이상 나의 선택이 아닌 외부의 흐름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균형력’이다.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해 집착하거나 두려움을 갖는 순간, 우주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그것을 멀리하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이끌어간다고 젤란드는 설명한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원하지 않는 척’ 해야 한다는, 일견 모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절할수록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그 감정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균형력의 작용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랜서핑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의식적으로 현실을 선택하는 기술’이다. 외부 환경이나 과거 경험에 의해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내가 원하는 파동, 원하는 현실의 채널에 맞춰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정렬하는 것이다. 젤란드는 이를 위해 ‘의도 선언’, ‘시각화’, ‘감정적 거리두기’ 같은 방법들을 제안한다. 중요한 건 현실을 바꾸겠다는 집착이 아니라, 이미 바뀌었다는 전제를 믿고 그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2. 집착의 역설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너무 원하는 게 있는데, 이상하게 잘 안 풀릴 때. 간절히 바라는데 오히려 멀어지고, 애를 쓰면 쓸수록 꼬이는 상황. 바딤 젤란드는 이런 순간을 ‘균형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세상은 어딘가 모르게 균형을 맞추려고 작동한다는 것이다. 무언가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그것 없이는 안 된다는 태도를 가지면 우주는 그 균형을 되찾으려는 쪽으로 반응한다고 말이다. 그 말이 처음엔 좀 억지처럼 들렸다. ‘좋아하면 왜 안 되는 거지?’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가만 보면, 너무 간절한 마음엔 종종 불안이나 결핍이 섞여 있다. 내가 이걸 못 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 지금 상황이 부족하다는 인식. 그런 상태에서는 내 마음이 이미 '이건 나한테 없어'라고 선언하는 거랑 다름없다. 그러니 원하는 걸 향해 가는 척하면서도, 동시에 ‘그건 내 것이 아니야’라는 무의식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젤란드는 말한다. 현실을 바꾸려 들지 말고, 원하는 현실의 진동수에 자신을 맞추라고. 이미 그걸 얻은 사람처럼 느끼고, 행동하라고. 그 말이 처음엔 공허하게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진짜 무슨 의미인지 체감이 온다. 너무 애쓰지 않고,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않으면서, 그냥 내가 이미 그 상태에 있다고 믿고 살아가는 자세. 의외로 그게 많은 걸 바꾼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안절부절하는 모습보다, 이미 그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처럼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강력하다. 취업이든, 창작이든 마찬가지다. 간절함은 좋지만, 그 안에 있는 부족감은 스스로 현실을 멀어지게 만든다. 균형력은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미묘한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때론 조금 내려놓아야 가까워진다. 지나친 집착 대신 여유, 불안 대신 믿음. 말은 쉽지만, 해보면 알게 된다. 진짜 현실이 바뀌는 건, ‘얻으려는 순간’이 아니라 ‘이미 가진 듯 행동하는 순간’이라는 걸.
3. 현실은 고르는 것
러시아의 물리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바딤 젤란드가 쓴 {리얼리티 트랜서핑} 은 흔한 자기계발서의 범주를 벗어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책은 “현실을 창조하는 법”이 아니라, “현실을 선택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 말 자체가 낯설지만, 읽다 보면 조금씩 감이 온다. 그는 말한다. 현실은 수많은 가능성의 흐름 중 하나일 뿐이며, 우리는 그 흐름을 '창조'하는 게 아니라 '선택'하고 '탑승'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핵심은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느냐, 어떤 신념을 갖고 살아가느냐가 곧 현실의 궤도를 바꾼다는 얘기다. 특히 흥미로운 건 ‘펜듈럼’이라는 개념인데, 사회나 집단이 만들어낸 거대한 감정의 흐름에 우리가 휘둘릴 때, 진짜 원하는 삶과 멀어진다는 경고다. 그래서 그는 반복적으로 말한다. ‘중립성’을 유지하라고. 과한 감정, 특히 집착과 공포는 현실을 왜곡시키고, 오히려 원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서양식 끌어당김의 법칙이 단순히 ‘강하게 원하면 우주가 준다’는 식이라면, 젤란드는 훨씬 미묘하고 정교한 균형을 요구한다. “너무 원하면 오히려 멀어진다”는 말은 현실의 특성을 냉정하게 꿰뚫는 문장이다. 왜냐하면 간절함 속에는 ‘아직 갖지 못한 것’이라는 결핍이 들어 있고, 그 결핍은 현실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현실을 대하는 내 태도가 어떻게 내 하루하루를 결정짓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고 생각한다. ‘행동’보다 먼저 ‘진동’이 있고, ‘노력’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라는 감각. 그 미세한 전환이 이 책의 본질임을 실생활에서 체감 중 이다. 다 읽고 나면, 인생의 핸들을 조금은 다르게 잡게 되는 느낌이 든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변화의 씨앗을 심어주는 귀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