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창가의 토토} 틀림이 아닌 다름, 이해의 겸손, 느낀점

 

책 {창가의 토토} 표지 사진

모두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가? 아마 거의 기억을 못 할 것이다. 하지만, 기억을 못 한다고 해서 그 시절이 나에겐 없었던 것처럼 행동해선 안된다. 어떤 분은 이미 부모가 되었을 것이고, 그게 아닌 대부분은 미래에 부모가 될 것이다. 미래의 나의 아이를 위해서 꼭 {창가의 토토}를 독서하고 아이가 자신만의 색을 갖고 아름답게 핀 꽃처럼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란다. 

1. 틀림이 아닌 다름

{창가의 토토}는 일본의 방송인이자 배우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어린 시절 자신이 다녔던 특별한 학교, 도모에 학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에세이다. 이 책은 아이를 '틀에 맞추는 존재'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교육의 가능성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출간 이후 일본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부가 팔리며, 교육 철학을 돌아보게 하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책의 주인공 ‘토토’는 호기심이 많고 활달하지만 기존 학교에서는 엉뚱하고 말이 많다는 이유로 퇴학당한 아이다. 그런 토토를 받아준 곳이 바로 도모에 학원이다. 이 학교는 전쟁 전의 일본, 상식적이고 경직된 교육제도의 틀을 깨고, 아이의 개성과 상상력을 존중한 파격적인 공간이었다. 도모에 학원의 교장님은 토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며, 그녀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심지어 토토가 입학 첫날 자신의 이야기를 몇 시간이나 늘어놓았을 때도, 단 한 번도 말리지 않는다. 이 책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다. 토토는 점차 학교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이 ‘문제아’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소중한 아이’임을 느끼게 된다. 책은 토토와 친구들이 겪는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어른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잔잔하지만 깊이 있게 전달한다. 이를테면,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수업 대신 기차 여행을 떠나는 등 일반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여기선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러나 그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배움과 관계가 생긴다. 특히 이 책은 ‘다름’이 결코 결핍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토토는 결코 평범한 아이가 아니지만, 그녀의 다름이 배척의 이유가 되지 않는 환경 속에서 비로소 자라날 수 있었다. 이는 현대 교육이 놓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정해진 기준과 성취에만 집착할 때, 진짜 아이들은 사라진다. {창가의 토토}는 단지 유년기의 추억담이 아니라, 한 인간이 ‘존중받았던 기억’으로 인해 어떻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또한 전쟁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았던 교장님의 철학은 지금의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준다.

2. 이해의 겸손

이전에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다루며 "아이들은 상식을 벗어난 자신만의 언어와 생각을 가진 존재들 이기에 더더욱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이다."라는 말을 한 것을 기억하는가? 이 말은 {창가의 토토}에서도 절실히 강조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라는 것은 거짓을 모르는 순수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즉, 어떠한 숨겨진 목적에 따라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는 솔직한 스스로의 사고 흐름과 인간의 본능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그러니 어린들은 그 진실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지 않은 채로 두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하기엔 부족함을 가진 신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이해하는 태도도 똑같은 원리라고 생각한다.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은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문제아라는 이유로 가르침을 거부 당했다. 하지만 다름을 존중 받고 본인 답게 성장한 어른이 되어 인류의 역사를 뒤바꿀 발명품을 탄생 시켰다. 그리고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드라마에선 "법이 미성년을 보호하는 이유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이다." 라는 대사가 나온다. 풀이해보면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는 말은, 결국 인간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으며, 특히 약자인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위험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관계에서 섣부른 판단과 그로 인한 행동은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느낀점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토토와 같은 문제아이자 말썽꾸러기였다. 하루도 조용할 틈이 없는 어린이집, 유치원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부모님과 선생님께 정말 많이 혼이 났다. 그래서 많이 울고 속상했었다. 하지만 마냥 속상하기만 했던 체벌이 있었던 반면 혼내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던 체벌이 있었다. 그 차이는 "상대가 내가 진심으로 잘 성장하기 위하는 마음으로 혼을 냈느냐, 그냥 화풀이 대상으로서의 혼남인가." 였다. 정말 어린 나이이지만 마음을 알 수 있었고, 17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기억한다. 아무리 아이였어도 감정이 있는 하나의 생명으로서의 교감은 가능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이가 어린 시절 사랑을 받았냐 안 받았냐의 차이가 어른이 되서도 도드라지는 차이를 보이는 이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분명 {창가의 토토}에서 토토도 성인이 되어서 부모님과 선생님이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였는지 아닌지 직감적으로 기억 할 것이다. 가끔은 어린 시절이 그립다.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내 어린 시절은 좋은 기억들 뿐이다. 토토는 엉뚱하고 독특한 아이였지만, 그녀의 순수한 마음과 호기심은 결국 모두를 움직였다. 그녀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구로야나기 선생님의 태도는, 우리 모두가 잊고 있었던 '이해'의 시작점이다. 이 책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상했던 너, 그 모습 그대로도 괜찮았단다.” 그리고 지금, 세상의 기준에 맞추느라 지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었다.혹시 당신도 그런 아이였는가? 혹시 지금도 세상이 정한 틀에 맞지 않아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도 토토처럼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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